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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화제-

문화가 닿는 곳이면 존재하는 양면의 모습, 스포일러




요새 한창 가끔 흘깃 볼 때마다 보이는 이슈적인 단어, 스포일러가 있다.

스포일러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영화나 소설(심지어 예능에서도 보이기 시작한다.) 등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나 이야기의 흐름을 아직 보지 못한 관객 혹은 독자에게 미리 권고하고 밝히는 행위를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과연 이런 행동을 부정적으로만 봐야할까? 사실 판가름하기는 어려운 주제이기도 하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스포일러는 참으로 악한(?) 존재로 보여진다. 스포일러가 내비춘 부분이 관객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거나, 이야기의 흐름을 더욱더 집중시켜주는 요소였다면 상당히 관객들이 불쾌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요즘 시대의 스포일러는 조금 더 폭이 넓어 보이는 모습이다.




여기에 한 포털사이트의 댓글들을 살펴보자. 사람들의 생각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 보인다.

하나는 스포를 할꺼면 최대한 주의표시를 하라. 또 하나는 이미 본방송이 끝난 시점에서 쓴 글을 왜 지적하냐라는 입장이다. 영화의 스포일러를 살펴보면, 그 이야기의 핵심부분 혹은 반전을 말하는 것 뿐이지만 드라마는 약간 달라 보인다. 드라마는 영화가 가지고 있지 않은 '시간'이라는 개념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즉, 드라마는 본방송이라는 편성시간이 존재하고, 이 시간을 놓칠 시에 자신이 챙겨봐야 되는 노력을 들여야 비로소 시청할 수 있다. 본방송이 시작하는 시간에 맞춰 시청하고 그 시청이 끝난 뒤에 이야기를 나누는 이 상황을 가지고 상당히 뜨거운 감자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청한 사람들은 자신이 본 부분을 토대로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시청하지 않은 사람들도 글을 접할 수 있다. 그 접한다는 것은 단순히 찾아본다는 것이 아닌 '우연히' 접한다는 것이 사람들의 불쾌함을 만들어내는 가장 큰 요소인 것이다. 영화는 다르다. 영화는 자신이 본 영화들을 가지고 리뷰를 찾아보거나 혹은 정보, 관람평을 얻기 위해 스포일러를 무릅쓰고 찾아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적지 않게, 그 글을 적는 사람들은 자신의 포스팅을 적기 전에 '스포주의'라는 단어를 써놓아 배려를 해주는 깊은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부분을 통해 드라마에게도 적용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아직까지도 논란이 되는 상황이다.






이 문제는 드라마에 대한 관점으로부터 벗어나 예능까지도 발을 뻗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장 큰 문제는 '지니어스''크라임씬'을 두고 볼 수가 있다.

지니어스는 매 화마다 플레이어들간의 게임을 하고 그 게임 안에서 1명씩 탈락하여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우승자를 뽑는 두뇌게임으로 여기서 느끼는 시청자의 스포일러는 '탈락자'라고 할 수 있겠다.

크라임씬은 플레이어들이 매 화마다 각자 맡은 연기를 하여 그 연기 상황 속에서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범죄게임으로 여기서 느끼는 시청자의 스포일러는 '범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분명히, 그 방송에서의 키포인트, 핵심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시청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하여 자신의 생각을 조심히 써야 되야하는 의무또한 존재하지 않는 것도 분명하다. 인터넷은 아주 넓은 정보의 바다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수많은 정보 속에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정보를 한 번쯤 맞닥뜨릴 수도 있다. 그 정보를 만나지 않게 이끄는 것도 어찌보면 자신의 몫이라고도 보여진다. 스포일러 때문에 기사화를 하지 말라는 극한 반응도 어찌보면 자신이 내뿜는 이기주의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의아하게도, 스포츠를 보았을 때 사람들은 관대한 모습을 보인다.

스포츠 또한 결과가 중요하고, 그 결과는 항상 기사화될 뿐만 아니라 경기의 승패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는

아주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스포일러의 '스'조차도 보이지는 않는다.

이 점을 가지고 스포일러를 찬성하는 입장에서의 근거로 내세우기도 한다.

사실 스포츠는 결과를 미리 알고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재미난 문화다.

스포츠는 핵심을 중요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핵심에 다가가는 흐름, 선수들의 움직임, 테크닉에 따라 활력과 재미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물론, 결과를 보고 재미를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보자면 현저하게 적은 인원이다. 또한, 스포츠는 워낙 변칙적인 일도 다양하고 한 게임당 장대한 시간을 이루다보니, 그 대장정을 하나하나 기억하기란 쉽지 않기도 하다.


(9회말 1아웃 상황, 두산과 롯데가 더블헤더 상태여서 굉장히 지친 상황에 최준석 타자와 오현택 투수가 만난다. 오현택 투수가 1스트라이크 1볼을 만들고 이를 본 1루수에 있던 손아섭 선수는 도루를 준비, 그 뜻을 알아차린 최준석 선수는 번트를 사용하여 가까스로 1루에 도달하지만 손아섭 선수가 무리하게 3루수로 달려가다가 삐끗하여 잠시 주춤하다가 그 모습을 본 유격수 김재호가 손아섭에게 터치를 하려고 있는 힘껏 달려가다가 살짝 비껴나가 손아섭은 그 틈을 파고들고 재빠른 스피드로 간신히 2루로 다시 세이프를 했어!..... 듣기만해도 거북한 이런 스포일러는 애시당초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제 곧 크라임씬이 종영하고, 지니어스 시즌이 다시 시작된다.

다시 또, 어김없이, 스포 논란은 계속 올라올 것이고 드라마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스포일러를 좋게 바라보기도 힘들고 나쁘게만 바라보기도 힘들다. 스포일러를 찬성하는 입장에선 그 이야기를 소통하고 싶고 어떻게 느꼈는지에 대한 다른사람의 입장을 알고 싶은 의미가 있지만 반대하는 입장에선 자신이 그 이야기를 접하지 않았음에도 어쩔 수 없이 그 이야기의 포인트를 알아 재미도가 반감되고 사실상 손해를 보는 격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이슈를 잠잠하게 하려면 서로에 대한 배려가 이루어져야 하고, 서로에 대한 양보가 이루어져야함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배려와 양보가 이루어질려면 한 쪽이 패할 수 밖에 없는, 마치 '제로섬'의 이미지를 띄고 있는 스포일러의 딱한 모습이다. 물론, 개인사정상 다 챙겨 보기는 힘들고 그럴 시간도 없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왠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가? 결과에 따라 게임이 좌지우지하고 핵심이 중요한 방송, 드라마가 끝날 무렵에, 사람들이 북적북적 대화를 이루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 그런 생각을 한 번쯤 해봤다면 자연스럽게 그 시간대만큼은 인터넷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라는 조심스러운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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